[기자수첩] ‘웹소설 작가’ 장예찬, 편견은 누가 가졌나
[기자수첩] ‘웹소설 작가’ 장예찬, 편견은 누가 가졌나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3.02.27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23일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앙에서 지역의 열정 넘치는 청년을 끌어주고 최선을 다한 청년이 자기 지역에서 인정받아 성장하는 정치모델을 전국 각지에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휴=뉴스1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23일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중앙에서 지역의 열정 넘치는 청년을 끌어주고 최선을 다한 청년이 자기 지역에서 인정받아 성장하는 정치모델을 전국 각지에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휴=뉴스1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강타한 드라마는 단연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가난한 국밥집 아들이 당대 재벌그룹인 ‘순양’의 오너일가 막내아들로 태어나 그룹을 집어삼킨다는 이야기였다. 현실에서의 사건들과 가공의 그룹, 그리고 미래를 아는 주인공의 짜릿한 복수극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였다.

코로나19 이후 웹툰과 웹소설은 가장 빠르게 발전한 콘텐츠 산업이다. 이들은 영화, 드라마화를 통해 세간에 더욱 알려졌으며, 미디어화가 나날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인기를 끈 <금수저>, <사내맞선>,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은 모두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었다.

웹툰, 웹소설의 미디어화는 OTT업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과 <스위트홈>,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모두 웹툰 원작의 작품들이다.

이처럼 많은 웹소설, 웹툰들이 미디어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미디어화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작품까지 생기고 있다. 이들은 이미 미디어와 밀접하게 연관됐으며, 연령과 성별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 연예인을 모티브로 한 성적대상화한 웹소설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9세 한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여배우를 치료한다는 후 교제한다는 내용이다. 가수의 이름은 이지은, 3단 고음을 완벽히 소화하고 “암 인 마이 드림- 임- 임-”이라는 말을 한다.

실존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27일 라디오 방송에서 “제 소설 ‘강남화타’는 100% 허구다. 특정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한 사실도 없지만 (아이유) 팬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기묘한 답변을 내놨다.

또, 그 전인 26일에는 “저는 웹소설과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자랑스럽고,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권의 편견에 맞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장 후보가, ‘작가 장예찬’이 작품에 실제 인물을 충분히 떠올릴 만한 묘사를 한 것은 그로 인한 논란이 생기지 않으리란 인식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대의 웹소설, 웹툰 콘텐츠는 이에 더욱 조심스럽다. 미디어화, 나아가 대중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그룹들은 실존 그룹을 떠올리는 묘사가 많다. 이를 우려해 각 그룹 및 인물을 가공의 인물로 대체했고, 매화 시작 전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고 말한다. <더 글로리>는 ‘세명시’라는 가공의 지역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가공의 지역, 인물을 만드는 건 기초이자 상식이다.

그러나 장 후보는 이런 지명, 인명 변경을 생략했다. 그리고 실제로 논란이 됐다. 장 후보가 인물명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런 논란이 나왔을까? 현재 논란은 장 후보의 소설의 내용이 아닌 ‘성적 대상화’다.

웹소설 작가로 활동한 이력이 자랑스럽고, 자신의 작품을 문화예술로 본 사람이 어떻게 실제 인물이 연상될 만한 묘사를 넣을 수 있었을까. 간단하다. 이 웹소설이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 않은 것이다. 콘텐츠의 영향력을 얕잡아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편견은 누가 갖고 있었던 것일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