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하면서 인사검증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대통령실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현재 공직자 검증은 공개된 정보, 합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 세평 조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번에 자녀 문제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검증에서 문제를 걸러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학폭(학교폭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 대통령은 학폭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변호사의 아들은 동급생이던 A군을 ‘제주도에서 온 돼지’, ‘좌파 빨갱이’ 등의 발언으로 1년 가까이 괴롭혔다. 상습적 언어폭력에 피해자 A군은 극단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군은 괴롭힘으로 인해 공황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등의 장애를 겪어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2018년 2월 학교에 출석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3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이다.
이후 A군은 학교에 정 변호사의 아들을 신고했고, 추가 피해 학생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학교 측은 전학 처분을 결정했고, 대법원에서도 전학 처분이 확정됐다.
문제는 당시 정 변호사의 행보다. 당시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장 인권감독관이었던 상황으로, 아들의 전학 결정이 내려지자 법정 대리인으로서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진행했다.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나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를 국가수사본부장직에 임명했고, 그 직후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변호사는 하루만에 사의를 표했다.
학교폭력 사건이 5년 전 보도됐음에도 검증에서 걸러지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됐지만 실명이 아니라 익명으로 나왔기에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알기 어려웠다”며 “아는 사람은 안다지만 대부분 몰랐고, 그래서 이번 검증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이후 2020학년도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충격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자식은 서울대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치솟은 상황이다.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빠른 대응을 한 것은 이러한 민심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실 인사검증에서 실태가 있었음이 드러난 만큼 제도 개선책을 내놓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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