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기간 골프를 친 것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은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징계 수위로 의견이 엇갈렸다. 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는가하면 과한 처사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8일 “윤리강령 위반이 너무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같이 밝히고 “홍 시장의 이후 거친 대응에 대한 여론이 워낙 싸늘했던 부분도 아마 많은 국민들께서 다 인지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홍 시장 문제뿐 아니라 김기현 당 대표 출범 이후 황정근 윤리위원장이 이끄는 윤리위가 당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적 눈높이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단호하게 대처해왔다”고 했다. 황정근 윤리위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3개월을 결정한 바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사실 경고 정도로 끝날 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홍 시장이) 충분히 ‘내가 잘 모르고 늦게 대처했다’ 정도로 했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라며 “위압적으로 ‘내가 뭘 잘못했냐’ 하고, 심지어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고 했다. 그게 누구를 의미했을지 생각했을 때 여러 사람들이 ‘저거 지금 나 보고 저러나’ 이 생각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은 “자꾸 사람을 빼는 뺄셈정치”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27일 ‘주진우 라이브’에서 “지금부터 10개월이면 내년 총선 끝날 때인데 총선까지 가만히 있어라, 입 닥쳐라 이런 의미인데 그렇게 해야 되냐”고 꼬집었다.
또 “지난번 홍 시장을 당 고문에서 해촉해서 무슨 실익이 있었나”며 “(이번 징계도) 아직 지도부가 다 결정내린 게 아니고 윤리위에서 한 거다. 지도부가 재고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시장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28일 ‘천의무봉(天衣無縫: 일부러 꾸민 데 없이 매우 자연스럽고 아름다움)’이란 사자성어를 거론하며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평온할까”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공직에 들어와 40년 동안 늘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지만 단 한 번도 실천해본 일이 없었다. 늘 각박했고 여유가 없었다”며 “공직이 끝날 때쯤 그걸 느껴볼 여유가 생길까”라고 했다.
이어 “오늘 종정 예하 큰스님께서 참고 기다리는 인생이 아름답다시면서 보내주신 반야심경이 새겨진 부채를 받았다”며 “반야심경 마지막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읊조리며 평상심을 가지라고 하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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