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넘치는 ‘건대입구역·강변역’ 흡연부스 직접 가보니
유동인구 넘치는 ‘건대입구역·강변역’ 흡연부스 직접 가보니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1.2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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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부스, 유동인구 대비 협소…“계획보다 크게 만들었지만 감당 안 돼”

[에브리뉴스=서지연 기자] 새해 담뱃값 인상과 함께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도 사라졌다. 비흡연자들은 이 같은 정책에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흡연자들은 지나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흡연 공간을 마련하지 않은 채 금연구역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갈 곳 없는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부스'가 곳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유동인구를 배려하지 않은 크기, 위치 등으로 불만은 여전하다. <에브리뉴스>2827호선 건대입구역과 유동인구가 많은 2호선 강변역(동서울터미널)에 설치된 '흡연부스'를 찾아가 봤다.

▲ 광진구가 민간업체와 함께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만든 흡연부스 타이소(타인을 이롭게 하는 곳). 28일 오후4시 건대입구역 2번출구 앞에 있는 흡연부스 '타이소' ⓒ서지연 기자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를 내려오자마자 정체불명의 투명 컨테이너 박스가 보였다. 이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흡연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말 광진구가 민간업체와 함께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만든 흡연부스 '타이소'(타인을 이롭게 하는 곳).

건대입구역 타이소는 인기가 좋았다. 잠깐 서성이는 동안에도 수많은 흡연자들이 거쳐 갔다. 미관상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누리꾼들의 우려와 달리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흡연자들은 부스 안에서만 흡연을 했고 주변엔 담배냄새가 나지 않았다.

 

▲ 제대로 관리 되고 있지 않은 흡연부스 안 ⓒ서지연 기자

내부는 어떨까. 안으로 들어가 봤다.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부스 안은 환풍이 잘 되지 않아 잠깐만 있어도 담배냄새가 뱄다. 쓰레기통은 제때 비워주지 않아 담배꽁초로 넘쳐났고 담뱃재가 날라 다녔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부스 안은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았다.

부스 안에서 만난 40대 흡연자 남성은 매일 이곳을 지나다니는데 흡연부스가 있어 잠깐 피우고 가기에 좋다. 조금 좁긴 하지만 흡연자 전용 공간이 있는 게 어디냐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 대부분 이용객들도 건대입구역 타이소에 만족하는 듯 했다.

대학가가 위치한 데다 27호선 환승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평일 오후 4시의 타이소는 붐비지 않았다.

▲ 광진구가 민간업체와 함께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만든 흡연부스 타이소(타인을 이롭게 하는 곳). 28일 오후5시 강변역 흡연부스 '타이소' ⓒ서지연 기자

강변역의 타이소는 어떨까. 담배연기를 한껏 들이마신 채로 도착한 강변역 흡연부스는 들어가기가 꺼려질 정도로 사람들이 넘쳐났다. 이곳은 건대입구역보다 유동인구가 많아 흡연자들이 훨씬 많았다. 흡연자 수에 비해 부스가 지나치게 작은 것. 많게는 1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타이소가 이 많은 흡연자들을 감당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위치선정도 좋지 않아보였다. 신호등이 바로 옆에 있어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었고 부스 뒤로는 구석진 공간과 함께 벤치가 있었다. 부스에 들어가지 못한 흡연자들이 이 곳에서 연신 담배를 태워댔다. 덕분에 부스 주변의 거리는 담배냄새와 꽁초, 침으로 뒤덮였다. 부스 바로 앞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던 비흡연자 이씨는 지나다닐 때 일부러 이곳을 피해 간다""부스가 있어도 사람들이 밖에서 흡연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흡연부스 주변에서 흡연하는 사람들. 길거리에는 담배꽁초와 침으로 뒤덮였다. ⓒ서지연 기자

부스 옆에 위치한 포장마차 주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부스 쪽 방향으로 막아놓은 비닐을 가리키며 이거 열어 놓으면 담뱃재가 들어와서 못써. 평소엔 단속원들이 담배꽁초 버리고 침 뱉는 사람들 단속하러 오는데, 오늘은 안 오네..라며 한탄 섞인 목소리를 냈다.

광진구는 지난해 타이소 설치에 대해 쾌적한 거리환경 조성을 위해 단속요원을 배치해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단속하고 설치 업체와 연계해 부스를 쾌적하게 유지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살펴본 바로는 잘 시행되고 있지 않아보였다.

이에 대해 광진구 청소과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간업체와 함께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도를 한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것은 알고 있었는데 흡연자가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원래 계획보다 크게 만든 것인데도 감당이 안 된다고 어려움을 내비쳤다.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과 관련 환풍기나 시설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청소는 민간업체에서 관리하는 것이 주이지만 광진구라는 마크가 있어서 미화원이 수시로 재떨이를 비우긴 한다흡연부스 위치가 동서울터미널 소속이어서 그쪽에서도 관리를 한다. 광진구는 약간의 협조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부스 밖 흡연자들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 곳이 금연거리는 아니지만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아서 담배꽁초 무단투기 단속을 하고 있다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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