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철거민① 철거민 사이에 숨은 ‘토건마피아’를 아시나요?
동행 - 철거민① 철거민 사이에 숨은 ‘토건마피아’를 아시나요?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1.03.04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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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시청, 구청, 위원장·부위원장 다 똘똘 뭉쳐있다”
국민과 약자를 보호해야 할 검경과 시청 공무원 등은 그저 '관련 법규가 없다’ 답변만

[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몇몇 사람에겐 다소 낯선 용어로 들릴 수도 있지만, ‘토건마피아’란 개발지역 등지에서 ”오로지 이익의 극대화만을 노리고“ 음해, 선동 등의 작업을 맡아서 하는 세력을 말한다. 

전국철거민협의회(NCCV, 이하 전철협)에서도 이들의 존재와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 2019년 ‘전철협 토건마피아시민감시단’을 출범하는 등 각종 대책 마련할 정도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세력이 일명 ‘토건마피아’다.

현재까지도 대치동에 파란색 임시천막을 자신의 거처로 삼고 662일째(21.03.03. 기준) 투쟁을 이어가는 중인 이종언 씨(현재 대치3지구 대책위원장)는 그런 세력들을 한마디로 “돈버러지”, “좀벌레”라고 일축했다. 

이종언 씨(대치3지구 대책위원장)가 현재 머무는 임시천막. 현수막에 전 위원장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했단 이유로 이종언 씨는 현재 명예훼손과 관련된 투쟁까지 병행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그는 ‘토건마피아’를 “돈이 개입되는 문제다 보니까 욕심 하나로 동지들도 다 내팽개치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 하는 존재”라고 설명하며 “이것은 정말 바꿔야만 하겠다,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존재들 때문에)대책위원회는 꾸려져도 정작 대책이나 보상을 받는 것은 (한통속인)위원장, 부위원장을 위시한 소수이고, 나머지 회원들은 턱도 없는 보상을 받고 울며 겨자 먹기로 물러나거나 그마저도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그런 부역자 노릇을 하는 이들이 저들끼리만 잇속을 챙기고 끝내버리는 형태가 고착화된 지 오래”라고도 했다.

또한 “전철협에서도 이미 있었던 문제다. 십여 년 동안 수많은 위원장들이 마치 짠 듯이 자기 몫만 챙겨서 가버리길 반복했는데, 그러고 나면 남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권리조차 놓아버릴 정도로 벼랑 끝에 몰린다”며, “그렇게 가버린 위원장들에 대한 고소나 고발, 수사 등은 언감생심이기도 하고”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전 위원장이)딸을 세대주로 전입시키기에 ‘위원장, 이거 욕심이다. 제대로 해라’라고 지적했더니 편가르기 하면서 도리어 나를 공격했다”며 “심지어는 통장 명의를 바꾸는 일도 멋대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위원장은)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빨갱이로 모는 식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회원들을 억압했다. 함께 싸우는 동지들에게 ‘나를 못 믿으면 나가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회원들의 목소리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중략)그런 식으로 결국은 회원들 모르게 비밀리에 자기들만의 협상을 해버리는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철거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이종언 씨 앞에는 개인적인 고충도 산재해 있다. 이에 대해 “제가 눈엣가시겠지요. 그동안 업무방해, 특수폭행 등 무수히 뒤집어 씌우고도 아직 명예훼손 소송 건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흔히 하는 말로 보이지 않는 적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법이라던데, 국민과 약자를 보호해야 마땅할 검경과 시청 공무원 등은 그저 '관련 법규가 없다’는 식의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방관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콕 짚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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