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사실상 대통령실이 입장 표명하고 대통령실 인사들이 직접 관여하면서 후보 간 경쟁이 아니라 대통령실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즉 윤석열 대통령과 안 의원 간의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5일 국회를 방문해 “‘안윤연대’라는 표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후보(당대표)가 어떻게 동격이라 얘기하는 거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안철수 의원 측은 지난 6일 하루 일정을 중단하였지만 언론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친안계 최고위원 후보로 꼽히는 문병호 전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후보가 대통령과 식사하고, 대통령의 뜻이 자기에게 있다고 할 때는 아무 말슴도 안 하시고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연대보증’, ‘윤안연대’라고 표현했을 때는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건 한쪽 편을 드는 거고 경선 개입이라 봐야 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안 의원 측이 일정을 취소하면서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중도 포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 캠프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잘나가는 후보인데 왜 여기서 갑자기 포기하냐”며 선을 그었다.
김 선거대책위원장은 경선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김기현 후보도 대통령과 밥 먹고 차 마시는 것 자랑하지 않았냐”며 “장제원 의원은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과 일체’라는 말까지 했다. 그건 연대보다 더한 표현”이라고 되묻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직접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반대로 김기현 의원의 존재감이 가라앉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기현 대 안철수’의 양자구도가 ‘대통령실 대 안철수’로 바뀌는 것이다.
실제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오전 MBC라디오에서 현 상황에 대해 “얼마 전엔 나경원의 시간이었고, 지금은 안철수의 시간”이라며 “당 대표 후보로 안철수가 수위를 달리고 여기에 윤 대통령이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안철수만 보이게 됐다. 그래서 김기현 후보는 안 보이게 됐다. 전당대회에 안철수만 보이게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나경원의 시간’이라 한 것은 초선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십자포화를 가한 상황들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안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례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 등의 표현을 쓰며 안 의원의 이념에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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