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균열 논란에 사고까지…성급한 ‘숙원사업’ 비판
‘제2롯데월드’ 균열 논란에 사고까지…성급한 ‘숙원사업’ 비판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10.3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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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숙원사업’…결실 보는 데 ‘급급’
▲ 제2롯데월드.@연미란 기자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저층부가 임시개장에 성공했지만 바닥 균열 논란에 낙하물 사고까지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신 회장이 오랜 숙원 사업의 결실을 보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 지난 14일 저층부 단계적 개장 이후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애초 교통혼잡 문제, 석촌호수 수위저하, 건축물 안전 등 외적 문제 우려로 임시개장이 무기한 연장에 돌입했지만 개장 이후 발생한 사고는 주로 내부에서 발생했다.

외부에만 신경쓰느라 미처 내부 안전에는 철저한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 11시경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1층에서 협력업체 직원 박(46) 모 씨가 천장에서 떨어진 금속 부품으로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날은 974개의 점포 전체가 문을 여는 ‘전면 개장’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금속 부품을 맞은 이 남성은 곧바로 직원들에 의해 휠체어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쨍 소리를 내며 떨어진 이 낙하물의 정체는 3층 유리난간을 고정하는 금속 부품이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 금속 조각은 신용카드 크기의 금속물로 크기는 가로 5㎝, 세로 8㎝, 두께 0.6㎝ 내외다.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져 무게가 있기 때문에, 낙하물이 떨어지는 높이에 따라 충격의 정도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 홀은 롯데월드몰 중심부 1~5층 부분을 관통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롯데 측은 혹시모를 사고에 대비해 전문가와 합동으로 안전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는 바닥 균열 논란으로 거짓논란에도 휩싸였다.

송파시민연대는 지난 26일 “롯데월드몰 5층과 6층 식당가 통로 바닥에서 곳곳에 균열이 나타났다며 콘크리트 위에 마감재를 덧씌운 식당가에서 바닥이 갈라진 현상이 보였다”고 안전 문제기를 제기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각각 해명을 내놨으나 이 또한 논란이 됐다.

▲ 제2롯데월드 6층 바닥 균열.@송파시민연대

롯데월드몰 안전실 관계자는 “시멘트 양생의 문제일 것. 안전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롯데건설은 “3mm 두께로 콘크리트 마감재 처리를 했는데 이 부분에서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롯데그룹은 “콘크리트 위에 마감재를 한 부분에서 균열이 난 것으로 안다”고 각각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하루 뒤(27일 오후) 공식입장을 발표한 롯데건설은 "균열이 있는 곳은 서울의 1930~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만든 서울 3080 거리로 구조적인 균열이 아니라 디자인 콘셉트를 재현한 것"이라며 "일부러 금이 가게끔 시멘트 몰탈 시공을 한 것이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바꿔, 논란을 키웠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금이 간 곳에 명함이 꽂힌 사진이 공개되면서, “투명코팅 처리를 했다”는 롯데 측의 발언이 첫 번째 거짓에 휩싸인 것이다.

게다가 논란 이후 롯데 측은 금이 간 곳을 대형 화분으로 가려 놓은 채 바로 앞 안내문을 설치해뒀다. 문제는 안내문에 적힌 내용이다.

“서울서울3080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 서울의 번화거리를 재해석한 디자인컨셉으로 설계부터 전차가 다녔던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바닥재 질감표현을 통해 옛 거리 느낌을 구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바닥의 균열을 자재의 특성상 온도변화에 따른 수축 팽창으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구조적 균열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의도적 디자인이라는 애초 해명과 달리 “온도변화에 따른 수축 팽창으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다소 한발 물러난 듯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서다.

이것이 두 번째 거짓 논란이다. 해명은 시시각각 달라졌지만 결국 디자인이 아닌 “온도변화에 따른 수축 팽창”이라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되고 있다.

롯데 측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31일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계열사들의 입장들이) 모두 같은 의미”라며 의도적 디자인이 맞다고 전제한 뒤 “시멘트 몰탈 소재를 쓰면 액체 느낌이 깔려 자연스럽게 금이 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팅처리에도 불구 명함 꽂힌 사진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투명 액보시를 써서 코팅 처리를 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얘기하는 투명 장판을 까는 게 아닌, 먼지 발생을 줄이고 날카로운 부분을 다듬는 역할을 하는 (롯데건설이 말한) 코팅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롯데의 해명을 거짓논란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제2롯데월드’의 건축 계획 과정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가) 건축 초기단계부터 임시승인까지 안전논란이 계속되면서 (서울시나 시민단체 등에) 늘 해명하고 오해를 불식하는 행보를 보이며 여기까지 온 게 아니냐”며 “문제가 발생하면 수습에만 몰두하는 습관이 길들여진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제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롯데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문제인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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