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쓰지마라” 했더니 문자 100통 보복…민주당 계파갈등 여전
“‘수박’ 쓰지마라” 했더니 문자 100통 보복…민주당 계파갈등 여전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6.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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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도 아직 “이재명탓”, “지난 정부 탓” 책임 떠넘기기 계속해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직후 ‘수박’ 등 특정인을 비하하지 말라고 천명했지만 민주당 내 계파갈등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우 비대위원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발언을 했더니 제게 문자로 ‘수박’이 100통은 배달됐다”면서 “주요 당직자나 국회의원은 그런 말 쓰지 말라는 것이고 평당원들에게 강요한 게 아니었는데 불편했나보다”고 토로했다.

‘수박’이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당내 타 정치인, 주로 친문 계열 의원들에게 쓰는 말이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멸칭으로 사용되며, 단어의 공격성 때문에 우 위원장은 지난 12일 “수박이란 단어 쓰는 분들 가만 안 두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러나 친문계와 친이재명계의 갈등은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풀이된다. 15일까지도 양측 중진들은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책임공방’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대위 출범했지만 친명 vs 친문 책임공방 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위기극복을 위한 평가토론회'에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신동근·조응천·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휴=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위기극복을 위한 평가토론회'에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신동근·조응천·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휴=뉴스1

일반적으로 친문에 분류되는 신동근 의원은 15일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주최한 재선의원 토론회에서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해 “전략적으로 실패했다. 대머리 탈모약 밖에 생각이 안 난다”며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을 공격했다. 그는 “반성도, 자성도 없는 이상한 세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송영길 후보의 출마과정을 봐도 완전 코미디”라며 “또 이 고문이 자기가 살지도 않은 인천 계양에 떡하니 출마하는 걸 어떻게 납득하냐”며 책임을 물었다.

같은 날 전해철 의원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좋은 영향보다 나쁜 효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친이재명계 의원은 이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친이재명계 모임 ‘7인회’ 일원으로 꼽히는 김병욱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선 패배에 대해 “후보 책임 있다”면서도 “주된 책임은 5년간의 정부에 있고 그 다음이 후보, 그 다음은 비대위의 선거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친명의 임종성 의원은 “국민 민생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울분 터뜨리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 정부는 잘했다’ 시그널만 계속 나왔다”며 “사과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대선이 좀 더 수월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이재명, 8월 전당대회 나오면 안 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한편, 이날 민주당내 의원들의 각종 토론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자체를 거부하는 의견도 나왔다. 고영인 의원은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에서 열린 비공개 토론회 직후 “문재인 정부 5년과 대선책임에 관련 있는 후보를 비롯한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좀 더 많은 의견”이라고 했다.

재선의원 토론회에 참석한 조응천 의원도 “지난 5년과 대선, 지선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황희 의원도 “시비가 되는 분들은 빠져서 (전당대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더좋은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 참여한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그는 “국민의힘은 5년 후 40대 이준석, 50대 한동훈, 60대 오세훈-안철수 경쟁으로 대선후보를 정한다”며 ‘이재명 독주체제’를 우려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 한 명만 4년 내내 끌고 가다 다음 대선을 치른다면 과거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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