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지난 27일, 네이트 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소위 ‘n번방’이라 불리는 텔레그램을 이용해 미성년자를 협박해 받은 노출 사진·영상으로 아동 청소년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하거나 유통한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n번방’은 트위터에 미성년자들의 얼굴이나 신상 노출 없이 음란 글이나 온라인, 오프라인 만남을 하는 ‘일탈 계정’을 해킹해 등록된 전화번호나 신상을 빼내고 경찰로 위장해 ‘부모에게 알리겠다’ 등 협박을 하며 수위가 높은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 유통하는 범죄 행위가 이루어진 텔레그램 단톡방을 뜻한다.
네이트 판에 공개된 ‘n번방’ 공지사항에는 “여기 공유되는 아이들의 영상 및 사진들은 일탈계하는 여자아이들을 협박하여 얻어낸 자료들이다”라며, “시키는데로 하지 않아 도망간 아이들이니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라고 적혀있다.
각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각 텔레그램 단톡방은 번호가 매겨져 있고 방마다 피해 여성들의 신상 정보와 성착취물이 올라왔으며, ‘n번방’ 여성 피해자는 최소 30명 이상이라고 전해졌다. 또한 공개된 ‘n번방’ 캡처본에 따르면 영상의 수위는 협박에 의한 성관계 강제 촬영물, 자해 및 고문 등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 신문의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기획보도를 맡은 ‘특별취재팀’의 글에 따르면 끊임없이 비밀방을 폭파하고 도망가는 성착취 가해자들을 추적해 그들의 비밀방에 잠입해 취재해 왔으며 그로 인해 ‘n번방’에서는 기자의 신상을 털자는 모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기자들과 가족의 신상이 유포되어 협박글이 올라와 특별취재팀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28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행위와 유사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 판매한 A씨 등 4명을 붙잡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이를 구매한 36명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잇따른 불법 촬영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이번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우려가 크다. 한 트위터리안은 “미성년 성착취에 대한 글을 읽고 무슨 말을 해야할 것만 같은데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서 여러번 썼다 지웠다”라며, “오로지 미성년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고, 법의 구멍을 찾아 성착취물을 공유하면서 ‘본보기’라고 말하는 폭력을, 그 바닥을 언제까지 목격해야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는 이와 관련해서 ‘가해자들을 강력처벌하고 집중 단속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강하게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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