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4일 오후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10만 명을 돌파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주최로 차별금지법 2021년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렸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이기도 한 청원인은 “모든 권력은 상대적이기에 나 또한 언제든 약자, 즉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지 15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해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하면서 10만 명의 참여를 호소한 바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정혜실 공동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매번 미뤄지는 동안 누군가는 군대, 일터, 학교에서 침묵을 강요받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라져간 사람들은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며 같은 시민이다. 정부와 여당이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미루기만 하던 차별금지법은 드디어 어제, 국민동의청원 10만 동의를 달성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보수기독교 세력의 압력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부·여당은 국민의 진정한 뜻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체없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라. 또 청년을 위한다며 이준석 대표를 세운 국민의힘도 청년에는 생물학적 의미의 남녀만 있는 것이 아닌, 성소수자나 장애인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지오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제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07년 누더기 차별금지법을 규탄하며 온전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14년 동안 계속돼왔다. 한결같은 시민들의 바람에도 국회의 나태함은 이 사회를 차별과 혐오의 텃밭으로 만들고 말았다.”며, “유예된 시간만큼, 차별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 10만 동의 달성이라는 어제의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명의 사람들이 이룬 연대의 결실이자 성과를 기억하며 우리는 한 발짝 더 나아갈 것이다. 평등을 향한 열망은 점점 커지기만 할 뿐, 절대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다음 주부터 노래 챌린지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다음 단계인 국회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라고 추후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접속하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2021년 6월 14일 16시 42분 기준으로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라는 공지가 뜬다. 이로써 2007년부터 입법을 시도했으나 단 한 번도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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