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나온 실언이 구설인 가운데 대통령실이 발언 대상이 야당이었다고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야권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고 따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회의장을 나서던 중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뉘앙스로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에 대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 밤 “다시 한 번 들어봐 달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또 ‘미국 국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뜻하는 건지’ 묻자 “그렇다.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라고 답했다.
김 수석의 해명대로면 윤 대통령의 말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날리면 (내가)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것이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참사의 당사자로 외교적 후폭풍이 걱정돼 모면하려 했더라도 거짓해명을 해야 되겠나. 거짓말은 막말 외교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169명 민주당 의원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며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대통령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오류와 참사로 국격을 심각히 훼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니, 바로 경질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총력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 중국 방문 때 ‘혼밥’을 했던 점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외교활동을 하는 동안, 그게 국내 정쟁 대상이 돼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은 없도록 서로가 생각을 같이 했따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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