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발 ‘노인비하’ 논란…노년층 비하 발언, 선거 영향 끼친 사례들
야권발 ‘노인비하’ 논란…노년층 비하 발언, 선거 영향 끼친 사례들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3.08.01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경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 결정하냐”…與 “비하발언” 野 “과대해석”
정동영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김대호 “나이 들면 장애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노인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여권은 노인비하 발언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야권은 과대해석이라고 맞서고 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지난달 30일 발언이다. 그는 당시 2030세대 청년들과의 좌담회에서 “둘째 애가 22살된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일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냐’”고 했다.

이어 “자기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노인 비하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31일 자신의 SNS에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DNA’가 또다시 고개를 든다.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라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청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고 도전정신과 미래를 개척하라, 이런 얘기”라며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총선 전 노인 폄하 발언은 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큰 이슈가 되고는 했다. 이런 가운데 노인비하 논란이 나오면서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동영, 김대호…총선 뒤집은 발언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정국 때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발언들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정국 때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발언들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실언이 선거에 영향을 끼친 사례는 많으나 특히 노인비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대표적 사례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다. 17대 총선 직전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정동영 전 장관은 “미래는 20대, 30대들의 무대다. 그런 의미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이 꼭 미래를 결정해줄 필요는 없단 말”이라며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했다.

이후,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200석까지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열린우리당은 152석에 그쳤다(한나라당 121석). 1987년 민주화 이후 집권여당이 처음으로 선거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결과지만, 해당 발언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에서 관악구 갑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출마한 김대호 후보가 있다. 당시 그는 서울 지역방송국에서 진행한 서울 관악갑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대개 1급, 2급, 3급 다양한데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인 된다”고 했다.

당시 김대호 후보의 발언은 누구나 사고 등을 통해 장애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장애인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게 비장애인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이 노인 비하로 낙인찍혔고, 미래통합당도 총선 전 제명을 지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21대 총선은 민주당 180석(민주당 163석+더불어시민당 17석), 미래통합당 103석(통합당 84석+미래한국당 19석)으로 통합당의 참패로 끝났다.

김대호 후보의 경우 노인비하 논란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그냥 막연한 정서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는 말을 해 3040세대 비하 논란에 휩싸였고, 이어 연달아 논란이 터진 만큼 미래통합당도 제명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노인비하를 한 당은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정동영 전 장관과 김대호 후보의 경우 선거 당일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실언으로 논란이 됐고, 이번에는 250여일의 시간이 남았다는 차이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