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셀프개혁이라는 비판 속에서 공무원연금 개혁방안 마련에 고심해온 안전행정부가 고강도 개혁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당정의 폭탄돌리기 끝에 안전행정부로 이관됐을 당시만해도 공무원이 ‘공무원개혁에 나선다’는 우려섞인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셀프개혁이라는 의미대로 지금까지 거론된 고강도 개혁보다 다소 수위가 완화된 안이 나오지 않겠냐는 의미였다.
◆ 안행부발(發), 하후상박+더 내고 덜 받고=초고강도 개혁방안
14일 복수의 당정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안행부는 ‘하후상박(下厚上薄)·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을 합친 강력한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안행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17일 당·정 협의를 앞두고 있다.
하후상박식은 하위직 공무원보다 고위직 공무원의 연금을 더 깎는 방식을 말한다. 한국연금학회는 지난달 급여율을 1.9%(2015년)에서 1.25%(2026년)까지 약 34% 깎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 방안에 하루상박식을 적용하면 고위직의 급여율은 34% 이하로 대폭 축소되는 셈이다.
재직 공무원의 ‘연금 부담금 43%인상-수령액34%삭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후 하위직-고위직 공무원 간 불평등 문제가 확대된 데 따른 조치인 셈이다. 실제 한국연금학회의 개혁안을 적용해 산출할 경우 일부 하위직 공무원의 연금이 최저생계비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더 내고 덜 받는 방안’은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공무원연금의 최장기 납부기간은 33년이다.
고위직과 더불어 은퇴 공무원의 연금 삭감안도 거론됐다. 다만 은퇴 공무원의 연금을 삭감할 경우 연금개혁안 개정 이후 진통이 상당할 전망이다. 퇴직 공무원들이 연금 개정안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고차방정식으로 격상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셀프개혁 우려 불식시킨 청와대의 힘?…강력 반발 예상
셀프개혁라는 비판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안행부발(發) 개혁안이 이처럼 고강도인 까닭엔 청와대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안행부는 청·당의 경우처럼 100만 공무원표를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청와대의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향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고강도 개혁을 불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고강도개혁방안이 실제 법 개정 과정에선 다소 누그러질 거란 얘기도 나온다. 정부눈치보기와 셀프개혁 비판 등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데다 공무원단체와 야권과의 협의 과정 중 축소될 것까지 고려한 방안이라는 말이다.
범야당과 공무원단체의 집단 반발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밀실논의라는 비판에 머물러 있는 논의 수준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해서다.
공무원 단체는 그간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에 걸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안행부는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등을 상대로 간담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을 제외하겠다는 것으로 내부 이간질을 꾀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선 두 곳 노조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공무원단체 ‘총궐기대회’…집단 반발 ‘직간접적 충돌’ 불가피
한편 내달 1일 공무원 단체는 여의도에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100만 공무원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노총과 전공노는 총궐기대회를 위해 각각 목표로 삼은 100억 원을 달성해 총 200억 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각 지부 등의 모금액을 더하면 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노총은 총궐기대회 참석 인원이 1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여의도공원 문화마당과 인근 도로까지 집회 허가를 마친 상태다. 총궐기대회를 보름 앞둔 이 시점, 정당이 법외 노조인 전공노 등 일부 단체를 배제하고 간담회를 강행할 경우 직간접적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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