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허위경력 의혹, 사실확인부터 해야”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각각 자녀 문제와 부인 문제로 시름하면서 대선판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를 옹호하는 당의 해명도 모호하다.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담론을 논해야 할 때에 가족 검증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판국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가족 논란을 ‘비호감 대선’이라고 저평가했다. 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정치판이 사람을 질리게 한다. 희망이 안 보인다”며 “다가올 5년이 무섭다”고 평하기도 했다.
尹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과거 가짜이력 기재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경력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의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의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에게 “저나 제 부인이나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에둘러 사과했다.
다만 윤 후보는 배우자의 허위이력 의혹이 당시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본인(배우자 김씨)은 십수년 전 사안으로 관행에 따라 했다 현재 해도 위치는 국민이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부인에게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이라며 “그것을 충족치 못한 부분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오든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또 “제대로 된 사과를 하려 해도 이런 부분(허위이력 의혹)에 대해 인정한다고 하며 사과를 드려야지, 잘 모르고 사과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며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도 사실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저녀석 YTN뉴스에서 “결혼 전이라 파악할 수 없었던 부분을 지금 파악하느라 어려운 지점이 있다”며 “결혼 후에도 후보는 검사로 일하고, 배우자는 사업체를 경영하며 독립적인 삶을 살다보니 크게 간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李후보 자녀 불법도박-마사지 업소 방문 논란…“후기 올렸지만, 가진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자녀의 불법도박이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당초 이 후보의 장남이 지난해 7월까지 인터넷 도박을 했다고 설명했으나, 이후 최근까지 도박을 한 게 확인됐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에 마사지 업소 후기를 올린 것도 드러났다.
이같은 논란에 이 후보는 지난 16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또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게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장남이 특정 마사지업소 상호를 일부 언급하며 “다신 안 간다”는 등 후기를 인터넷에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는 “동호 씨가 해당 글을 쓴 것은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글을 쓴 건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며 “(업소를) 갔는데 안 한 것인지 아예 안 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제3지대, 여야 맹폭…“수신제가치국평천하”
제3지대는 가족문제로 시름하는 여야를 맹폭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6일 양당을 두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며 비난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유교 경전 ‘대학’에 나오는 말로, 천하를 평정하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갈고닦아야 가정을 정갈히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끝으로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분은 그 논란(가족논란)에 대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정치가 실종된 초유의 콩가루대선”이라고 양당을 평가절하했다. 김창인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시대정신에 대한 비전, 민생을 향한 정책은 없고, 온통 양당 후보와 가족들의 범법행위로만 도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을 대표하는 두 후보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사회 기득권의 윤리와 도덕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며 “정치가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 낙담과 좌절만 남겼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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