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19일 비공개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혁신위원회와 친낙계 간의 신경전이 오갔다. 분열과 집단지성 사이의 갈등이다.
문제가 된 것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의 언론 인터뷰다. 그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계파갈등을 부추기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자기 계파를 살리려고 (정치적 언행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러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이 주로 나온 것에 대해 친낙계 좌장으로 꼽히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고 맞섰다.
설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 거냐.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이냐”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집단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온 정당”이라며 “누구든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다름을 포용하고 존중하며 그 속에서 집단지성을 성숙시켜왔던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했다.
또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게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며 “혁신위는 지금 국민들이 민주당에 실망하고 있는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명확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들이 사랑하고 지지했던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로세우며 그 근간 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 국민에게 사랑받는 혁신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지난 11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인해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오는 19일 비공개 회동을 갖기로 했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 혁신은 민주당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한 바 있다.
반면 혁신위는 ‘유쾌한 결별’을 언급한 5선 이상민 의원에 “옆집 불구경하는 게 아니지 않나. 말 좀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분열 가능성을 시사한 이상민 의원과 당을 비판한 이낙연 전 대표에 혁신위가 연이어 비판을 가한 것이다.
현재 민주당 비명계 의원 31명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황이다. 혁신위가 요구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동의한 의원이 윤영찬·이병훈·홍영표 의원 등 친낙계와 이상민 의원이 동의했지만, 김은경 혁신위원장 비판 대상에 이낙연 전 대표가 오르는 상황에 오히려 계파갈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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